"로맨스 하지 않는 이유? 일부러 피한 건 전혀 아니에요."
OCN 주말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연출 이창희)에서 주인공 윤종우 역할로 열연한 배우 임시완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3월 전역한 임시완은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임시완이 맡은 윤종우는 오랜 시간 소설을 쓰며 공모전을 준비해온 작가 지망생이지만 낯선 타지 서울에서 지옥과 같은 타인들을 만나고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는 인물. 임시완은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리면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2010년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아이돌 활동 이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왕은 사랑한다' '미생' , 영화 '변호인' '원라인' '불한당'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준 그는 '타인은 지옥이다'에 이어 영화 '보스톤1945'까지 출연을 확정, 배우 인생 2막을 연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동욱과 묘한 기류. 브로맨스하라는 반응이 있다.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호흡은 너무 좋다. 옥상에서 작가 이야기를 할 때 공감을 앞에서 해주니까 더 연기를 잘 하게 되더라. 나도 '이 사람 왜 이렇게 느끼하게 말하나' 싶은 표정으로 대하려고 했다. 촬영을 하다가 영상 인터뷰를 했는데 이동욱 선배의 별명 중 하나가 '멜로눈알'이라고 하더라. 그게 재미있어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 표현을 넣어서 애드리브도 하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서 극에 녹일 수 있었다.
-설경구에 이어 브로맨스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유는 뭔가.
▶글쎄 잘 모르겠다. 생각하고 한 건 아닌데 그런 반응이 많이 나온다.
-로맨스를 하면 사라질 반응일 것 같다. 로맨스 작품를 하고 싶은 생각은.
▶군대에서도 많이 생각했다. 이런 저런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더라. 어떤 작품에 대해서 제약이 없이 여러 개를 열어두고 생각을 했는데 정하다 보니 멜로가 안 됐더라.
-멜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아이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더 강한 역할에 끌린 건가.
▶피한 게 전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다. 회의 끝에 결정하고 나면 그러고 보니 멜로가 아니더라. 아이돌이서 피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기준 자체가 나를 스스로 옥죄는 것이다. 뭘 했을 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한다.
-OCN 최고 시청률을 목표로 했는데 이번 성과를 자평하자면.
▶장르도 장르여서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작품인 것 같다. 시청률을 떠나서 장르를 좋아하는 분, 훌륭한 연기자분들의 연기를 보고 싶은 분들, 단편적인 드라마 타이즈는 아닌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드라마가 끝나더라도 다시보기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서기 작품인데 잘 이끌었다는 평이 많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장르적인 특성도 연기를 잘 해보이게 보여준 것 같다. 이런 장르가 몰입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서 연기도 좋게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작품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은.
▶연기를 2년 정도 안 하다가 갑자기 하게 되는 것이니까 감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작은 미션을 주긴 했다. 그리고 또 너무 연기를 할 때 '내가 보여줄 수 있어!'라는 식으로 힘을 주고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은 거북할 것 같았다. 느껴지는대로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소소한 목표는 이룬 것 같나.
▶그 미션을 '보스톤'에서 이어가려고 한다. (웃음)
-군생활 2년간 느낀 것은.
▶연기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꼈다.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이켜보니 그런 생각이 감독님과 만나서 시너지가 폭발한 것 같다. 그 전에는 조금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 한 것 같다. 물론 영화 '불한당' 할 때는 스스로에게 타이트했던 기준을 느슨하게 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지점이 있었다.
-불한당원과 다시 만나는 자리 계획이 있나. 전역 후에 설경구와도 바로 만남을 가졌는데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나.
▶기회가 있으면 만나고 싶다. (설경구 선배와 만나면) 오히려 많이 하지는 않는다. ('불한당'은) 좋은 추억인 것 같다. 요즘에는 만나면 지금 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송윤아 선배가 잘 보고 있다고 하시더라.
-일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뭘로 해소를 하나.
▶스포츠를 보거나 촬영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수영, 필라테스를 한다. 운동도 많이 하면서 콘트롤을 한다. 스스로 편협한 생각이라고 보지만 배우로서 몸을 만드는 건 기본 소양이라는 생각한다. 군대 있으면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서 운동을 했다. 나는 스포츠는 좋아하는데 운동은 싫어했다. 그렇게 많이 해도 할 때 마다 도대체 내가 운동을 왜 하고 있어야 하나 싶다. 극도의 짜증이 솟구쳐 오르는 것 같다. 배우로서 자기 관리가 기본 소양이니까 하는 것이다. (웃음)
-데뷔 10년차라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별로 달갑지는 않다. (웃음) 부담감이 든다. 연차가 없을 때는 다 부딪쳐도 되는데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다. 군 전역을 하고 이제 복귀했는데 큰 변화라기보다는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으로 연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