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연기자요? 다른 것 없이 연기적으로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낡은 선입견을 깬지는 이미 오래다. 스크린 데뷔작 영화 ‘변호인’에 이어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미생’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가수 겸 배우 임시완. 이제는 우려가 아닌 기대를 품을 만큼 한층 더 성장했다.

 

최근 bnt뉴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오빠생각’(감독 이한)의 주역 임시완을 만나 못다 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감동대작.

 

임시완은 극중 총 대신 지휘봉을 든 군인 한상렬 소위 역을 맡아 치열한 액션신부터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피아노 연주와 지휘까지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거듭했다. 더불어 합창단 아이들과 감정을 함께 이끌어 가야하는 매 순간이 결코 쉽지 않았을 터. ‘오빠생각’으로 첫 주연에 도전한 그가 온전히 한상렬이 되기 위한 첫 고민은 “어른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실화에 대한 부담감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오히려 한상렬 소위는 진정한 어른 같은 사람인데 그 어른의 정서를 어떻게 이해할까라는 부분이 걱정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참혹함 속에서도 남을 지킬 줄 아는 그에게 백 퍼센트 공감이 되진 않았어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 꾹꾹 누르는 한상렬의 모습이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어른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착한 사람이라서 영화 속 무능력하게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달갑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착한사람 코스프레 같다’던 제 생각을 무너뜨린 게 감독님이셨어요. ‘모토 자체는 이 영화를 보면서 한 사람이라도 착해졌으면 좋겠다, 순수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상렬은 화를 참는 한계점이 높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임시완은 그에게 가까이 가려 무던히 노력했다. 임시완에게 한상렬은 ‘진짜 어른’이었다.

“한상렬을 백 퍼센트 이해 못하는 저를 보고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세상이 당장 내일 종말이 된다면 한상렬 같은 사람은 현명하게 아마 자기가 하고 싶은 어떤 일, 못했던 일, 가령 봉사활동을 하고 여행을 갈 것 같았어요. 한상렬은 마냥 착하기만한 사람이 아니라 평상시에 심어왔던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었을 거예요.”

“전 지금도 ‘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 어떻게 사과나무를 심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적어도 이젠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걸 알았어요. 그 존재를 알았다는 부분에 대해서 성장한 것 같아요.”

임시완은 촬영 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꾸준한 피아노 연습과 지휘 연습을 하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극중 쇼팽의 피아노곡을 직접 연주해 리얼리티를 높인 것은 물론, 영화 제목과 동명의 자작곡 ‘오빠생각’을 통해 한상렬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 ‘미생’의 OST ‘그래도.. 그래서..’에 이은 두 번째 자작곡 OST 참여다.

 

“지극히 제 욕심 때문에 만들었습니다. ‘미생’에서 처음 노래를 만들었을 때 작품을 하나 끝냈을 당시의 그 감정을 응축시켜서 만들어놓으면 큰 의미로 남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욕심에 ‘미생’을 시작으로 ‘오빠생각’도 만들게 됐어요. 하나하나 만들어놓고 싶어요. 작품을 끝냈을 때 다음 날 바로 캐릭터를 털어내려고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다시는 느끼지 못할 휘발되는 정서들을 응축시켜 놓고 싶었습니다.”

 

임시완이 현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아역 배우들과의 호흡도 한 몫 했다. 특히 임시완은 극중 남매로 등장하는 아역 배우 이레(순이 역)와 정준원(동구 역)을 언급했다.

 

“같이 연기하는 동료로 다가왔어요. 재밌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많았어요. 이레와 (정)준원이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어른스러운 느낌이 있더라고요. 특히 촬영 현장 자체를 작업이라고 이해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반면 어른스러운 생각이 너무 일찍 잡혀버린 건 아닌가라는 게 걱정스럽기도 했어요. 그래도 제국의 아이들 노래를 틀어주면서 춤을 춰줬더니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라고 생각했죠.(웃음)”

 

마지막까지 임시완은 ‘오빠생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 겸손함과 신중함이 묻어나는 그. 그런 임시완의 모습에서 한상렬이 어렴풋이 겹쳐진다.

 

“제가 부담감을 안가지고 피할 수 있는 건 ‘오빠생각’의 ‘오빠’는 동구(정준원)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제목의 네 단어 중 두 단어를 책임졌다면 부담감을 많이 가졌겠지만 그 부담감을 동구가 오십 퍼센트 가져갔으니까요.(웃음) 제 바람은 감독님의 모토대로 순수하지 않은 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순수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고, 순수한 분들은 순수하게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원문출처 : http://bntnews.hankyung.com/apps/news?popup=0&nid=04&c1=04&c2=04&c3=00&nkey=201601201152303&mode=sub_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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